[안진혁의 사이버월드]인터넷 마케팅의 현주소

  • 입력 1998년 6월 10일 19시 44분


‘인터넷 상거래로 열대지방에서 속옷을 팔려면 어떤 전략을 써야 할까.’

국내에서는 이제 보급 단계지만 선진국 기업들은 일찌감치 데이터웨어 하우징을 인터넷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데이터웨어 하우징이란 고객에 관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작업으로 고객의 구매행위나 서비스 이용행태를 복잡한 통계작업을 거쳐 새로운 각도에서 분석하는 것.

이 때문에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들이 여기에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데이터웨어 하우징을 인터넷에 도입해 큰 성공을 거둔 서비스로는 인터넷서점으로 유명한 아마존(www.amazon.com)과 여성용 속옷으로 유명한 빅토리아스 시크릿이 있다.

인터넷에서 아마존의 유명세는 익히 알려졌지만 빅토리아스 시크릿은 변변한 홈페이지조차 갖추지 못한 회사. 그러나 매년 유명 슈퍼모델이 참가하는 빅토리아스 시크릿의 속옷쇼 사진이 인터넷 웹사이트와 뉴스그룹에 빠짐없이 올라와 네티즌에게는 널리 알려진 회사다.

빅토리아스 시크릿은 데이터웨어 하우징기법을 이용해 96년 인터넷 속옷시장을 분석한 결과 지역과 기후에 따라 제품 간에 상당한 판매 격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미국 플로리다주처럼 따뜻한 지역에서는 살색 스타킹이 많이 팔리고 추운 지역에서는 검은 색 스타킹이 많이 판매된다는 것.

이에 따라 빅토리아스 시크릿은 지역마다 주력상품을 다르게 배치한 후 할인율도 달리 적용했다.

즉 따뜻한 지역에서는 살색 스타킹을, 추운 지역에서는 검은 스타킹을 싸게 팔았고 인터넷 사이트의 카탈로그도 지역에 따라 주력 상품을 다르게 구성했다.

빅토리아스 시크릿은 이를 통해 1년만에 30% 매출신장을 이뤘다.

이제 인터넷에서 무엇인가를 최초로 해냈다는 자신감에 안주하거나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면 무엇인가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은 통하지 않는다.

고객의 일거수일투족을 추적해 매출을 늘리는 데이터웨어 하우징은 갈수록 치열해지는 인터넷 분야 기업경쟁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안진혁<나우콤 C&C팀>jhan@blue.now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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