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21]강릉 옥계中/문제학생 없앤 학부모상담교사

  • 입력 1998년 6월 7일 20시 14분


옥계중학교의 ‘학부모 상담교사’는 특히 이 학교의 자랑거리다.

모든 학부모는 학교의 요청이 있으면 언제든 팔을 걷어붙이고 ‘상담교사’로 나선다. 옥계중 2백67명의 학생 중에는 가출이나 무단결석을 하는 학생이 없다. 가슴에 쌓인 고민을 달래주고 조언을 해주는 학부모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에서는 가정문제로 고민이 있거나 공부에 흥미를 잃은 학생, 친구관계로 말못할 속앓이를 하는 학생이 학부모 상담교사와 상담을 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상담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그때그때 필요한 상담이 이루어진다. 상담은 마침 학교를 방문하고 있는 학부모나 학교측의 요청으로 달려온 학부모들이 맡는다.

옥계중학교의 학교교육은 교사들에 의해서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를 비롯한 지역사회 전체가 참여한다는 인식이 이제는 일반화됐다.

옥계중이 교육방식을 완전개방형으로 바꾸고 지역사회를 향해 학교를 활짝 열어젖힌 것은 96년.

돈을 들이지 않아도, 비록 시설이 낡은 시골학교라도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좋은 교육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우선 학교는 시설을 개방했다. 학생들에게만 열린교육을 실시하는게 아니라 지역사회를 향해서도 문을 열었다.

45대의 펜티엄급 컴퓨터를 갖춘 컴퓨터실과 독지가의 도움으로 지은 도서관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개방했다. 학부모들은 학교로 강사를 초빙해 요리강습을 받기도 하고 음악교사에게 사물놀이 장구장단 등을 배우기도 한다. 따라서 이 학교 학부모들은 학교를 자주 찾는다.

어머니회장 엄명화(嚴明花·40)씨는 “학교운영이 투명하게 개방돼있어 학부모들이 언제든지 학교를 찾아 건의를 한다”면서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생활을 부모가 직접 보고 이해하게 되면서 가정생활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어머니들은 가고싶은 교실에 언제든 들어가 수업을 참관할 수도 있다. 처음에는 교사와 학생들이 부담스러워 했으나 이제는 아무도 어려워하지 않는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 삼자의 신뢰와 이해가 깊을수록 아이들의 학교생활 뿐만 아니라 방과후 생활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모두가 알기 때문이다.

〈윤종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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