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김영숙/『김교장 선생님이 자랑스러워요』

  • 입력 1998년 6월 3일 08시 11분


아버지께서 어린 고사리들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눈물 흘리며 교정을 떠나시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칠순을 넘기셨지만 저희 다섯 자식들은 늘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시던 인자한 선생님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제가 어린 시절. 학생이든 학부형이든 선생님은 우상이자 존경의 대상이었죠. 특히 스승의 날이 기억납니다. 그날 아버지 가슴은 꽃으로 예쁘게 장식됐죠. 당시엔 꽃 한송이가 최고의 선물이었어요. 거기에다 담배 한 보루까지 선물로 받으면 더할 나위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도 담배를 집으로 들고 와 흐믓해 하셨으니까요.

그런데 아버지. 요즘 학교모습은 그런게 아니더군요. 엄마들의 행동과 마음씀씀이에 따라 아이들의 ‘사기’문제가 달려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요즘의 아이들은 선생님께 잘 보이기 위해 친구들을 미워하고 배신하기도 한답니다. 우월감을 갖고 싶은 거죠.

아이들 모두에게 똑같이 사랑과 믿음을 나눠주는 진정한 선생님이 그립습니다. 아버지. 연로하시지만 저는 그래도 ‘김교장 선생님’이 너무 좋고 자랑스럽습니다. 오래오래 저희들의 든든한 아버지, 자랑스런 선생님으로 남아 계시길 빌겠습니다.

김영숙(경기 고양시 덕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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