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의 창]황기상/축구없이는 못사는 나라

  • 입력 1998년 6월 1일 20시 10분


브라질의 상징을 들라면 음식으로는 페이조아다를, 춤으로는 삼바를, 스포츠로는 축구를 들 수 있다.

페이조아다란 콩과 돼지의 각종 부위를 모아 끓인 일종의 죽이다. 포르투갈 등 유럽에서 이민간 사람들이 돼지고기의 좋은 부위는 자기들이 먹고, 귀 발바닥 내장 등 잘 먹지 않는 부위는 노예들에게 주었는데 노예들이 이것을 콩과 함께 끓여먹은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삼바는 2월 카니발 기간에 추는 흑인리듬의 전통춤이다.

뭐니뭐니해도 브라질을 가장 유명하게 만든 것은 축구다. 바이어들과 상담할 때도 축구얘기만 하면 대화가 부드러워진다. 얼마전 상파울루주 챔피언 결승전이 있던 날이다. 길이 막히기 시작하더니 1700m터널 가운데서 모든 차가 정지하고 말았다. 순간 사람들이 일제히 차밖으로 나와 응원가를 부르며 춤을 추는 것이 아닌가. 터널속이 갑자기 축구장으로 변해버린 순간이었다.

10일 프랑스 월드컵이 시작되면 각 기업은 사무실이나 작업장에 TV를 설치해야 하며 TV를 설치할 수 없으면 직원들을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또 브라질에 공장을 세우려면 공장설계도에 일정 규모 이상의 축구장이 반드시 들어가야한다. 축구에 대한 열기는 상품판매에서도 드러나는데 경기침체로 3월대비 4월의 가전제품 총판매량이 3.4% 감소했지만 컬러TV 판매량은 43%나 증가했다. 브라질인에게 축구에 대한 투자는 시간이든 돈이든 전혀 아깝지 않은 모양이다.

황기상(KOTRA 상파울루 무역관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