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가엾은 「달식」아 죽었니 살았니?

  • 입력 1998년 5월 29일 0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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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식이는 죽었을까.

24일 ‘수달 남매’의 애틋한 성장기를 그려 화제를 모았던 KBS 1TV ‘일요스페셜―수달’편의 주인공인 달식이의 생사가 불투명하다.

20일경 달식이가 살던 강원 인제군 내린천 부근에서 수달의 것으로 보이는 뼈들이 발견된 것. 또 뼈에 칼자국이 있고 주변에 덫이 설치돼 있는 등 밀렵의 흔적이 발견됐다.

수달전문가인 한성룡박사(경남대교수)는 “이 뼈를 정밀검사하고 다른 증거들을 토대로 정확한 검증을 거쳐야 최종결론을 내릴 수 있다”면서도 “주변의 정황을 볼 때 달식이가 밀렵꾼에게 희생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박사의 비관적인 추정은 수달이 여러 곳의 서식지에 배설물 등 흔적을 남기는 습관이 있는데 비해 달식이의 흔적이 씻은 듯 사라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작은 뱀을 잡아 먹는 수달은 너구리와 맞설 정도로 먹이사슬의 상층부를 차지하고 있어 다른 동물에게 희생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최근 수달이 정력에 좋다는 근거없는 소문에 따라 ‘살아있는 비아그라’를 찾는 사람들에게 잡아먹혔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한박사팀은 다른 수달이 희생됐을 가능성도 추적하며 달식이의 생존에 대해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

지난해 제작진의 카메라에 잡힌 ‘수달 남매’ 중 암컷인 달미는 그 해 가을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으로 굴에서 죽은 채로 발견됐다. 누이를 잃은 달식이가 낙엽을 옮겨 달미의 몸을 덮어주는 장례식같은 장면이 화면으로 공개돼 뭉클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연출자 신동만PD는 “TV 방영을 앞두고 비보를 전달받았지만 확신이 없어 공개할 수 없었다”면서 “6월초 재방영에 앞서 정확한 취재를 거쳐 달식이의 생사를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은 세계적으로도 희귀해 보존운동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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