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백우진/야당후보없는 선거

입력 1998-05-19 19:47수정 2009-09-25 12:55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맥빠진 선거. ‘6·4’지방선거 특별취재반으로 호남지역을 둘러보면서 맨처음 다가온 느낌이다.

95년 6월 지방선거에서 여당이었던 신한국당은 광주광역시와 전남북지사 후보로 행정경험을 인정받은 시장 지사 출신 후보를 냈다. 그들은 어려움속에서도 국민회의의 전신인 민주당후보들과 설전을 벌이며 선거판을 달궜다. 하지만 이번 지방선거에는 그런 열기가 없다.

신한국당을 이어받은 한나라당은 어느곳에서도 후보를 내지 못했다.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시도지사는 물론 시장 군수 등 기초단체장 후보 지명도 포기했다. 한나라당은 광역의원 후보만 광주에서 14, 전북에서 5, 전남에서는 22명을 출마시킬 계획이다.

전북지역의 경우 국민회의 공천에서 탈락한 현역 기초자치단체장 7,8명이 무소속으로 나와 그나마 선거판의 모양새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상대방이 없는 선거가 흥이 날 리 없다. 지난 3년 동안 현역 시도지사들의 실적을 검증할 수도 없다. 한나라당이 여당이던 시절 선거때마다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중앙정부로부터 예산을 많이 따내 지역발전을 위해 힘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이 된 지금은 견제와 균형, 감시라는 논리로 다가서면 된다. 아무리 상황이 어렵다고 해도 후보마저 내지 못한대서야 과연 집권경험을 가진 제1야당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이곳의 한 유권자는 아예 “여기선 누가 국민회의에서 공천을 받느냐는 단계까지만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바꿔보자.” 국민회의가 선거 때마다 내건 구호 가운데 하나다. 그렇게 정권을 바꾼 이젠 ‘공천 즉 당선’이라는 등식도 바뀌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백우진<6·4선거 특별취재반>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