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사이언스 ⑬]현실로 다가선 프랑켄슈타인

  • 입력 1998년 5월 6일 07시 33분


한 사람의 장기를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머지않아 신장이나 간 심장같은 장기를 한꺼번에 이식하는 일도 보편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머리와 신체 부분을 통째로 이식한다면 어떨까.

실제 이런 이식수술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미국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최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외신보도에 의하면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대의 로버트 화이트 박사가 이끄는 신경외과팀은 원숭이 두 마리의 몸과 머리를 통째로 뒤바꾸는데 성공했다.

이 뉴스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은 ‘프랑켄슈타인’의 비극을 떠올렸을 법하다.

메리 셸리 원작의 ‘프랑켄슈타인’은 1931년 영화로 만들어진 이래 여러 차례 리메이크되었다. 제네바의 물리학자 빅토르 프랑켄슈타인 박사가 시체조각을 모아 만든 인조인간이 자신을 흉칙한 모습으로 만들어낸 박사를 원망하고 난동을 부리다가 마을 사람들에 의해 최후를 맞는다는 것이 줄거리.

94년에는 유명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프랑켄슈타인 역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체기능이 정지된 사람의 머리에 뇌사 상태인 사람의 몸을 이식시키는 일은 이제 더 이상 SF영화에나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만약 인간의 전신이식이 가능하게 되면 이 기술은 수명을 연장하는데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악용해 탐욕스러운 부자가 젊고 건강한 몸을 가진 젊은이들을 인신매매하거나 납치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정재승(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박사과정·jsjeong@sensor.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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