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5시]쌍방울 『선발예고제 너무해』

  • 입력 1998년 4월 14일 19시 53분


요즘 국내 프로야구에는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쌍방울이란 ‘시한폭탄’ 때문이다.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쌍방울은 시즌중 ‘백기’를 들 가능성마저 있다. 그룹이 백방으로 힘을 쓰고 전북출신 연예인들이 힘을 보태고 있지만 아직 올 예산의 절반밖에 확보하지 못한 상태.

선수단 운영도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프로야구붐 조성을 위해 올해부터 선발투수 예고제를 도입했다. 또 현역엔트리 복귀기간을 10일로 연장했다. 하지만 이는 선수층이 얇은 쌍방울에는 ‘독약’과도 같은 것.

무명과 노장들로 팀을 꾸려온 쌍방울로선 선발투수진 구성조차 어려운 상태. 그나마 김기덕 성영재 김현욱 등 잠수함투수 일색으로 선발이 공표될 경우 상대팀의 집중 표적이 될 수밖에 없다.

좋은 예가 11일 한화와의 시즌 개막전. 쌍방울 선발이 김기덕임을 확인한 한화 강병철감독은 팀의 왼손타자를 모두 선발로 기용했고 구원투수로 왼손 조규제가 나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오른손 대타 송지만을 내보내 쐐기홈런을 이끌어냈다.

쌍방울 김성근감독은 매 경기 25명의 선수를 풀가동, 야구 기록지를 시커멓게 만드는 통계야구의 귀재. 특히 투수 로테이션에선 한 타자용 바람잡이 선발을 비롯해 한 투수의 이틀 연속 선발과 다음날 선발투수의 중간계투 기용 등 온갖 변칙으로 상대를 혼란에 빠뜨리며 실력 이상의 승수를 쌓아왔다.그러나 그도 올해는 마냥 선수교체를 할 수 없게 됐다. 자칫 선수 부족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만년 하위팀 태평양과 쌍방울을 일약 상위팀으로 끌어올렸던 승부사 김성근감독. 과연 올해 그가 던질 승부수는 무엇일까.

〈장환수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