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차범근『잘먹는게 보약』…음식 남기는 법 없어

  • 입력 1998년 4월 5일 20시 14분


‘식보(食補)는 보약 중에서도 최고.’

차범근 월드컵축구대표팀 감독의 지론이다.

78년부터 10년간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한 차감독은 체격이나 체력이 월등한 유럽과 남미 선수들과 겨루며 ‘갈색폭격기’의 명성을 떨칠 수 있었던 원동력을 “잘 먹었기 때문”으로 꼽는다.

차감독은 독일생활 초기 하루에 한끼는 피가 뚝뚝 흐르는 스테이크를 먹었다. 처음에는 현지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지만 그저 보약 먹는 셈치고 꾸역꾸역 먹다보니 견딜만했다는 것.

부인 오은미씨가 요리솜씨를 발휘하면서 나아지기는 했지만 동료들과 어울려 식사를 할 때면 현지음식을 깨끗이 비우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다.

이런 그의 습관은 중년의 지도자로 변한 지금까지 남아 한창 나이의 선수들이 음식을 남기는 것을 보면 참지 못한다.

3일부터 유럽 전지훈련에 들어간 한국월드컵축구대표팀. 차감독은 전지훈련 때마다 신경성 위장병 증세로 제대로 먹지 못하는 박건하 등 ‘입이 짧은’ 선수들을 보면 발을 동동 구른다.차감독은 “무슨 음식이든지 가리지 않고 잘 먹고 잘 자고 훈련 열심히 하는 게 대표선수로서의 기본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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