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화제]佛총리-학술원 「冠詞」논쟁

  • 입력 1998년 3월 9일 19시 50분


프랑스에서 대통령 총리 장관 등 정부 고위직 명칭에 여성관사를 붙이는 방안을 놓고 총리실과 학술원이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이같은 갈등은 프랑스어의 경우 모든 명사가 남성 또는 여성으로 구분되기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것.

남성이면 정관사 르(le)가, 여성이면 라(la)가 붙는다. 이에 따라 그동안 남성들이 독점해오다시피 했던 고위관직에는 남성관사가 붙여져 여성장관을 칭할때도 ‘마담 르 미니스트르(Madame le Ministre)’라고 남성관사를 붙이는 것이 문법에 맞는 표기였다.

리오넬 조스팽 총리는 8일 이같은 어색함을 고치기 위해 관보를 통해 각료급 이하의 여성관리를 부를때 여성형 관사를 붙이는 최근의 추세를 따르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프랑스학술원이 이에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술원은 문법에 따르면 남성들의 독점 영역이었던 특정 권위직에서 성(性)의 구별은 존재하지 않았다며 여성장관의 경우에도 남성장관과 똑같이 정관사 ‘르’를 붙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술원은 국장 고문 사무총장 등 다른 고위직에 여성형을 사용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실생활에서 쓰이기 때문에 그냥 두고 있을 뿐이라는 것.

학술원은 1월 자크 시라크 대통령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도 남성형뿐인 관직의 경우 여성형을 사용하면 안된다는 주장을 피력했다.

조스팽총리는 논란이 벌어지자 프랑스 전문용어위원회에 이 문제를 면밀히 조사해 올 상반기중에 해결방안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파리〓김상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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