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장애인 골퍼 마틴, 『언론을 어찌 할꼬』

  • 입력 1998년 3월 4일 19시 46분


“마치 동물원의 원숭이가 된 기분입니다.”

미국PGA를 상대로 한 ‘골프카 소송’에서 승소, ‘뉴스메이커’로 떠오른 장애인 프로골퍼 케이시 마틴(25·미국). 그가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엄청난 관심과 애정을 한몸에 받고 있기 때문.

지난달 12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승리한 직후 마틴은 돈방석에 앉았다. 스폰서계약을 한 하트포드보험회사를 비롯해 나이키 핑 스팔딩 등으로부터 받은 돈만해도 수백만달러. 쇄도하는 인터뷰요청에 몸살을 앓고 있지만 큰 도움을 준 ‘언론’을 홀대할 수도 없는 형편이다.

그는 6일 법원으로부터 골프카 사용허가를 받은 뒤 첫 공식대회인 98나이키투어 그레이터 오스틴오픈에 출전한다. 올 대회에 모일 보도진은 지난해보다 다섯배 이상 많은 1백50명.

법정투쟁을 벌인 지난 두달간 제대로 연습도 못한 마틴이 카메라 세례 속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 것인가. 동료 장애인들에게 계속 희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그러면 그렇지’라는 비아냥을 들을 것인가.

〈안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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