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서울한가람교⑧]2학년 재학 하승연양

  • 입력 1998년 3월 2일 08시 10분


“처음에는 신설학교인데다 교육 과정이 색달라서 당황했던게 사실이에요. 1년정도 지나고 나니 자율성과 창의성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학교 분위기 때문에 학교생활이 너무 즐거워졌어요.”

한가람고 2학년 하승연양(16)의 별명은 한가람고 ‘홍보우먼.’ 학교 이야기만 나오면 학교 자랑을 끝도없이 늘어놓는다.

자신이 선택한게 아니라 학교를 배정받기 때문에 교육과정이 다른 이 학교에 처음 배정됐을 때는 울상을 짓기도 했다. 대학에 합격하는 것이 지상 목표인 것처럼 인식되는 현실 때문에개방적인학교 분위기가 ‘노는 학교’쯤으로 잘못비쳐졌기때문이었다.

입학하기 전에 학교에서 실시한 학부모에 대한 학교설명회와 2박3일간의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교육과정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준 것이 이해를 돕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하양은 “중학교 친구중 한가람고에 배정된 학생이 별로 없어 친구들이 안됐다고 동정하는 눈치였다”며 “그러나 획일적인 학교교육 때문에 힘들어 하는 다른 학교 친구들이 지금은 오히려 나를 부러워한다”고 말했다.

검도부원인 하양은 한가람의 자랑거리로 특별활동을 첫째로 꼽는다.

“중학교 때도 특별활동을 해보았지만 시간이나 때우고 심지어는 그 시간에 다른 과목을 가르치기도 했어요. 그러나 교실에서 벗어나 친구들과 취미활동을 하면서 땀을 흘리고 나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활력소가 생기는 것 같아요.”

어머니 채영애씨(49)도 딸이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만족해하고 있다.

“집에만 오면 학교자랑을 할 정도로 ‘한가람팬’이 됐어요. 다른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싫어한다고 걱정하는 학부모들도 많은게 현실이잖아요. 저도 자식이 좋은 대학에 가길 바라는 평범한 학부모지만 딸이 공부에도 관심이 많고 무엇보다 학교생활이 즐겁다면 그게 최고 아닌가요.”

<이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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