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나가노출전 버진아일랜드선수 『쪽박신세』

  • 입력 1998년 2월 27일 20시 07분


“애구애구, 올림픽 나갔다가 완전히 쪽박 찼어요.”

저팬타임스는 27일 98나가노동계올림픽 봅슬레이에 출전했던 미국령 버진 아일랜드 선수들이 4인승 한대와 2인승 두대의 봅슬레이를 처분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귀국할 비행기 삯과 봅슬레이 운송비, 출전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눈물을 머금고 ‘밥줄’을 팔고 만 것.

구입자는 오사카에서 ‘러브호텔’을 경영하는 한 회사. 이 회사는 4인승과 2인승 각 한대를 사들이며 2백50만엔(약 3천2백50만원)을 지불했다.

‘클레오파트라 룸’ ‘정글 룸’을 갖고 있는 이 호텔은 봅슬레이를 이국적 향취가 풍기는 장식용으로 쓸 계획.

나머지 한대는 선수들을 후원했던 일본의 한 기계 제작사가 구입했다.

크리스천 브라운 등 8명의 봅슬레이 선수가 주축이 된 버진 아일랜드 선수단은 올림픽 출전비를 조달하기 위해 독특한 방식으로 피자를 구워 파는 등 풍성한 화제를 낳았다. 봅슬레이 선수단 성적은 4인승에서 32팀중 29위.

그래도 이들은 “봅슬레이를 빌리는 한이 있더라도 계속 출전하겠다”며 ‘올림픽 정신’을 강조.

〈김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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