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에버스태트/金대통령 개혁실천 리더십 기대

  • 입력 1998년 2월 25일 19시 56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취임식은 한국정치사에 새롭고 중요한 무대를 만들고 있다. 한국은 처음으로 진정한 야당 지도자가 대통령이 된 진정한 의미의 문민정부를 갖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취임식은 출발신호에 불과하다. 그는 위기체제를 물려받았다. 공황에 가까운 경제위기는 ‘주식회사 한국’의 신뢰도를 크게 떨어뜨렸고 과연 한국이 앞으로 닥쳐올 도전을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도 늘고 있다. ▼ 국제신뢰 회복 시급 ▼ 그러나 나는 한국의 미래에 대한 어떤 비관도 부풀려진 것이라고 믿는다. 정치 경제적으로 한국의 기초는 튼튼하고 긍정적이다. 불과 몇년 안에 더 신장된 자유와 번영을 구가하고, 보다 개선된 국제적 인식을 확보할 것으로 나는 믿는다. 그러나 이런 목적들은 신임 김대통령이 앞으로 건전하고 바람직한 정책들을 펼 때만이 가능하다. 한국의 친구로서 나는 몇가지 아이디어를 나누고 싶다. 사회적으로 김대통령은 한국의 기존 사회체제가 안고 있는 불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불평을 완화시켜야 한다. 불평과 불만은 기본적으로 한국사회가 완전한 시민사회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난다. 지난 수십년 동안 민주발전은 있었지만 이에 병행하는 법치의 진전은 없었다. 한국의 법체계가 보통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그들을 힘있고 부유한 사람들과 동등한 잣대로 다루지 않을 경우 사회적 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경제적으로 김대통령은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다. 문제는 단순하다. 그동안 경제발전에 관한 숱한 청사진들, 투명성 제고와 개방, 경쟁력 강화 등에 관한 많은 방안들이 제시됐었으니까. 문제는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김대통령의 정치적 의지와 용기다. 국제적으로 한반도의 안정이 우선 중요하고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도 한미관계를 굳건히 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한미관계가 필요 충분조건은 아니다. ▼ 화해의 정치 펼쳐야 ▼ 비전있는 지도자라면 현재와 같은 주변환경보다 더 좋은 환경 즉 평화롭고 번성하며 정치적 자유가 향유되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일관계도 중요하다. 독일과 프랑스는 지난 두 세대에 걸쳐 양국간의 전통적인 적대관계를 한 편으로 치워놓았다. 대신 그들은 근대적이고 안전하며 번영하는 유럽의 심장부에서 화해했다. 끝으로 남북관계. 김대통령은 그러나 통일을 추진하기에 앞서 남한 내부의 화합부터 달성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 경우 지도자의 자질과 리더십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기독교인인 김대통령은 화해와 용서의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안다. 만약 그가 화해와 용서의 정신으로 한국사회를 충일케 할 수 있다면 그는 그의 이름대로 한국의 ‘가장 큰(大) 중심(中)’임을 입증해 보일 수 있을 것이다. 니컬러스 에버스태트<미기업연구소 연구원> ▼ 필자약력 ▼ 하버드대 석 박사(경제학 국제정치학), 런던경제학교(LSE)수학, 국무부 세계은행 국제개발처 자문역, 하버드대에서 인구 자원 농업경제 강의. 저서 ‘한국, 통일을 향하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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