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한국 컬트영화 개척 김기영감독

  • 입력 1998년 2월 5일 20시 28분


원로 영화감독 김기영(金綺泳)씨가 5일 오전3시경 서울 명륜동 자택에서 일어난 화재로 부인 김유봉(金有鳳)씨와 함께 숨졌다. 향년 79세. 예술원회원인 고인은 50, 60년대에 이미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표현주의기법을 채택한 영상 스타일리스트였다. 특히 ‘하녀’(60년)‘화녀’(71년) ‘충녀’(72년) 등 그의 ‘여자 연작’은 무의식 속의 성적욕망을 기괴한 심리공포극으로 영상화한 한국 컬트영화의 효시로 꼽힌다. 서울대 의대출신으로 대학시절 연극반에 몰두했으며 6.25전쟁중 ‘대한뉴스’를 제작하면서 영화에 입문했다. 고인은 84년 ‘육식동물’ 이후 현장을 떠나있던 동안에도 극장가를 드나들며 뉴웨이브를 익혀왔다. 평생 심혈을 기울여온 ‘여자 연작’의 마무리작품 ‘악녀’의 2월중순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는데다 11일 개막되는 베를린영화제에서 ‘김기영 특별전’이 마련돼 출국을 눈앞에 두고 유명을 달리해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유족은 장남 동원(東遠)씨 등 2남1녀. 빈소는 서울중앙병원 영안실에 마련됐다. 02―489―3299 〈권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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