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부형권/『박지만씨 용기 잃지마라』

  • 입력 1998년 1월 21일 20시 15분


절도 폭력 마약 등 전과 9범인 이찬석(李燦錫·38)씨. 자신의 마약체험을 소재로 소설 ‘백색의 지배자’를 쓴 작가이기도 한 이씨가 20일 고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의 외아들 지만(志晩·40)씨에게 보내는 한 통의 편지를 동아일보에 전해왔다. 이씨의 편지에는 최근 소변검사 결과 히로뽕 양성반응이 나와 검찰의 추적을 받고 있는 지만씨에 대한 연민과 애정, 그리고 따뜻한 충고가 담겨 있었다. “당신이 다시 무너졌을 때 저 자신도 함께 무너져 내리는 절망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의연하게 재기한 당신의 모습은 제겐 커다란 희망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씨는 95년 7월 마약복용 혐의로 구속기소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나 부인(35)이 안겨주는 쌍둥이 남매(3)를 보며 마약과의 절교를 다짐한 뒤 지금까지 그 결심을 지켜오고 있다. 이씨는 결심을 지키는 힘이 무엇인지도 소개했다. “마약을 다시 하면 세상이 나를 철저히 외면하고 냉대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면 당신은 자신을 지켜내려고 더 처절하게 몸부림쳤을 것입니다.” 지만씨가 마약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보통사람은 상상할 수도 없는 법(法)의 관용과 사회의 끊임없는 관심 때문이라는 것. “박지만씨,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라는 나약한 생각에서 벗어나십시오. ‘평생전쟁’인 마약과의 싸움에서 지금은 졌지만 승리할 수 있는 기회는 많습니다.” 이씨는 지만씨의 소명이 무엇인지를 이렇게 당부했다. “다시 한번 분연히 일어서서 자신의 불행과 함께 이웃의 아픔도 치유하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우리같이 마약을 했던 사람도 얼마든지 새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의 불을 지펴주십시오.” 〈부형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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