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인터뷰]무용계 기대주 강경모씨

  • 입력 1998년 1월 19일 20시 59분


남성무용가들은 검정 옷을 즐겨입는다. 지구댄스시어터 회장 강경모(29)도 예외가 아니다. 목도리부터 치렁치렁한 외투, 구두까지 검정일색. 그러나 옷차림과는 달리 그의 작품은 온갖 빛깔의 조명과 움직임으로 가득 차 있다. 지난해 한국무용협회 주최 ‘젊은 안무자 창작공연’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던 그는 조명을 통한 감정 표현이 특기. 대상을 안겨준 ‘그리고 나는 속으로 웃었다’에서 그는 푸른색 조명과 푸른색 비닐, 두상(頭像)톱밥 등을 활용해 인간의 이중성을 표현했다. 안무데뷔작인 ‘트라이앵글’에서는 붉은 빛 조명과 코믹한 마임으로 남녀간의 삼각관계를 그렸다. 지난해 ‘남자가 만든 춤’기획전에서는 최영미의 시 ‘살아남은 자의 배고픔’을 계단에 색색의 조명을 오버랩시켜 출세를 꿈꾸는 현대인의 욕망으로 재해석했다. 그는 20대답지 않게 무대 구성이 대담하고 세련됐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남성무용수가 희귀하다 보니 대학교 1학년때 부터 이곳저곳 불려다니며 크고 작은 무대에 선 덕분이라고 겸손해한다. 밖은 아직 한겨울이지만 그의 달력은 벌써 꽃피는 4월에 맞춰져 있다. 4월 중순 지구댄스시어터의 신작발표회, 스승인 박인숙현대무용협회 회장이 주최하는 5월 국제현대무용제 준비…. “어려울 때일수록 예술적 창의성이 뛰어난 작품이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북한동포돕기운동을 춤으로 형상화해 호평을 받았던 ‘반쪽이 만드는 하나’를 뛰어넘는 작품을 만들어야 할 텐데….” 그는 한성대 무용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91년 신인무용콩쿠르에서 특상을 받았다. 〈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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