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신년 청소년음악회,내달까지 정동극장서

  • 입력 1998년 1월 19일 20시 59분


겨울. 하루쯤은 공부에서 벗어나 새로운 장소에 가보고 싶다. 마침‘공연장 참관기’를 써오라는 음악선생님의 말씀도 떠오른다. 어디로 갈까. 98신년청소년음악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정동극장. 서울 팝스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인기가요‘굿바이 예스터데이’가 한창 분위기를 돋운다. 순간 지휘자 하성호가 무대에서 내려와 한 학생의 손을 이끌고 나온다. 새‘객원(손님)지휘자’의 등장 순간이다.‘지휘자’는 신나게 손을 휘젓지만 함께 온 친구는 입이 삐죽해진다.“치,난 더 잘할 수 있는데….” 동아일보와 정동극장이 주최하는 신년 청소년음악회에는 또하나의 제목이 있다.‘하성호와 함께하는 이야기가 있는 음악회.’ 제목처럼 지휘자의 구수한 이야기와 신나는 음악이 곁들여진다. 트럼펫 독주가 곁들여진 ‘쿠바의 태양’은 열대의 태양처럼 추운 겨울을 따끈하게 덥히는 것 같다. 첫곡은 차이코프스키의‘슬라브 행진곡’. 오래전에 살았던 골치아픈 작곡가인 줄 알았는데 전쟁과 승리를 그린 듯한 ‘행진곡’의 박력은 대단하다. 프로그램에는 성악가들이 부르는 귀에익은 가곡들도 있고 드럼의 흥겨운 리듬으로 설탕을 잔뜩 친 달콤한 ‘신세계 교향곡’까지 나온다. 앙코르곡까지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던 형제가 귀엣말을 나눈다. “형,아까 앙코르 나오기 전에 박수가 끊길 뻔 했잖아. 그랬으면 ‘DOC와 함께’는 못듣는 건가?” 그렇다. 그러니까 공연장에서는 자기가 느낀 것을 박수로 표현하는 방법까지 배워야 하는 거야. 아직 끝나지 않았다. 5분을 쉬고 정동극장이 제공하는‘불황체험 교육’도 참관할 거니까. 강의와 질문 대답으로 이루어진 이 교실은 경제가 어렵다는 요즈음 공연장이 어떻게 어려움을 뚫고 잘 해나가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는 기회다. ‘방학숙제’속에 한마디 더 쓸 수 있겠지. 98신년청소년음악회는 25일까지(20,24일 제외), 나흘 쉬고 30일∼2월3일 오후2시, 5시에 무대에 오른다. 소프라노 김향란, 바리톤 박형식이 번갈아 출연하며 국내외의 아름다운 가곡을 노래한다. 02―773―8961 http://www.chongdong.com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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