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98년 판도]조훈현 이창호등 4인방 대결형국

  • 입력 1998년 1월 14일 20시 07분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이창호 9단은 한국기단을 대표하는 이른바 ‘4인방’. 이들간에 벌어진 승부의 곡선은 어떤 모습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조9단이 젊은 유, 이 9단을 혼내면 이 두명이 서9단을 ‘압박’하고 서9단은 다시 조9단에게 ‘화풀이’를 하는 형국이다. 지난해 이들간에 벌어진 대국은 총 66국. 이중 이9단과의 대국이 50국(75.8%)으로 가장 많았다. 이9단은 이들 중에서도 스승인 조9단과 36차례나 둬 최다 접전을 벌였다. 승률은 63.9%로 서9단이나 유9단과 뒀을 때보다 낮았다. 이9단은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기사로 조9단을 꼽았다. “선생님은 초중반에 발이 워낙 빨라 따라가려면 힘들다”면서 “포석 중반감각에 밀려 어렵다”고 실토했다. 조9단도 가장 어려운 상대는 이9단이라고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이유는 “잘 두니까”로 아주 간단했다. 그렇지만 조9단이 전적에서 가장 강세를 보인 것은 유9단에 대해서였다. 승률 75%. 이, 유9단에게 어려운 상대인 조9단에게도 ‘천적’은 있다. 서9단이다. 그는 이9단이 나타나기 전에 조9단과 한국 바둑계를 양분, ‘조―서시대’를 열었던 동갑내기. 바둑계에서 YS와 DJ에 비견되는 두사람은 지난해 다섯번 싸워서 9단이 네번(80%) 이겼다. 예년에는 통상 2대1정도로 조9단이 우세했던 것에 비하면 ‘이변’이었다. 서9단은 세 기사 중 누가 상대하기 가장 어렵느냐고 묻자 “상대가 강하면 어렵고 약하면 쉽다”고 알쏭달쏭한 답을 남기면서 “그러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바둑은 상대방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와의 싸움이다.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서9단은 이,유9단에게는‘꼼짝못하는 처지’. 이9단에게는 다섯번중 네번(80%) 졌고 유9단에게도 세번중 두번패했다.이―유대국에서는 이9단이 6승3패로 우세. 이와 관련, 이9단은 “서9단의 바둑은 모양에 구애받지 않는 실전바둑이라 실전에서 당할 때가 많다”며 “유9단의 바둑은 두텁게 두면서 화려한 공격력을 갖고 있는 게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양영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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