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인천항 하역작업 김건엽씨

  • 입력 1998년 1월 14일 08시 00분


“물동량이 늘어나 예전처럼 사나흘간 계속 야간작업까지 해야할 날이 돌아올지….” 인천항에서 20년째 부두 하역근로자로 일하고 있는 김건엽(金健燁·53)씨는 요즘 누구보다도 IMF한파를 실감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그가 배정된 일터는 인천항 1부두에 접안한 파나마국적 3만t급 ‘켄안호’. 4일 원목을 싣고 인천항에 입항한 켄안호의 화물적재량은 요즘의 경기침체를 반영하듯 평소의 절반수준인 1만7천t이었다. 배에서 원목을 내려 대형 트럭에 싣고 있던 김씨는 “3만t급 배라면 보통 보름이상 하역작업을 해야하는데 켄안호는 화물이 적어 10일이면 끝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75년 인천항 부두근로자로 일을 시작한뒤 사우디아라비아 담맘항에서 하역작업을 했던 3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인천항을 떠나지 않았다. “자식들 뒷바라지를 하려면 야간작업을 더해야 하는데 지난해말부터 일감이 줄어들어 걱정입니다. 얼마안가서 물동량이 다시 늘어날 것 같지도 않고….” 김씨는 점점 줄어드는 화물을 보면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인천〓박희제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