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분당신도시에 살고 있는 유치원교사 서모씨(38·여)는 어린이들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다양한 예능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공간을 직접 운영해보는 게 소원이었다.
중학교 교사인 남편도 서씨의 생각에 공감해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그러던 중 93년 주택공사가 분당 야탑동 아파트부근에 부지 1백7평을 분양하자 무리를 해 땅을 샀다. 유치원을 짓겠다는 서씨의 계획에 주위에서는 반대가 많았다.
서씨가 산 부지 인근에는 소형 임대아파트가 많아 유치원에 다닐 어린이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때문. 또 그 땅에 음식점을 세워도 충분한 수익이 보장되는데 굳이 유치원을 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것이었다.
서씨부부는 주위의 우려를 뒤로 하고 그동안 저축했던 돈과 금융기관 대출 등 3억여원으로 건물공사를 시작, 1년 뒤 완공했다.
처음엔 유치원만 지으려고 했지만 생각을 바꿔 유치원생뿐 아니라 초등학생들도 이용할 수 있는 어린이 전용 테마건물을 짓기로 했다.
오랜 유치원교사 경험으로 볼 때 유치원을 졸업한 어린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자신의 소질을 따지지 않고 속셈학원과 외국어학원 등에 계속 다니는 게 보통이었다. 또 음악학원과 미술학원을 번갈아 다니는 어린이도 적지 않다고 보고 이런 시설들을 한곳에 모으기로 한 것.
어린이테마빌딩은 지하1층 지상4층 규모로 △지하 체육실 △1,2층 유치원 △3층 외국어학원과 미술학원 △4층에는 속셈학원과 음악학원 그리고 소규모 수영장 및 놀이동산을 꾸몄다.
어린이들이 바닥에서 마음놓고 뛰어놀 수 있게 건물 모든 층의 바닥에 난방코일을 깔고 냉방시설도 갖췄다. 건물입구는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란색으로 칠했고 내부에도 만화영화 주인공들의 캐릭터로 꾸몄다. 창문에는 꽃과 별무늬로 장식했다.
이 건물이 분당일대에 알려지면서 어린이들이 몰려들어 현재 유치원생이 2백여명, 학원수강생은 2백50명에 이른다.
유치원 및 학원수입은 한달 평균 4천5백30만원이며 교사 및 보모급료와 대출이자 등으로 3천9백20만원이 나가 한달 평균 순수익은 6백만원선. 서씨는 앞으로 2,3년간 은행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하지만 자투리땅을 활용해 평소 꿈꾸던 교육사업을 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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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