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산 도시가스유출사고 1년새 4번째

  • 입력 1997년 12월 23일 09시 27분


경북 경산시에서 발생한 한밤 도시가스 누출사고는 부실공사와 안전불감증을 다시 한번 드러낸 사고였음을 보여주었다. 21일 오후8시40분 경산시 중산동 옥산2지구 경남신성아파트에서 다량의 도시가스가 누출된 사고의 원인은 10여시간이 지난 22일 오전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도시가스공급회사측은 가스의 압력을 조절하는 정압기의 필터에 이물질이 끼여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추정하고 있어 평소 안전관리가 얼마나 소홀했는가를 드러내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이 아파트는 완공한지 1년밖에 되지 않았으나 입주 이후 3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가스누출사고가 발생, 사고 때마다 이뤄진 복구공사가 미봉적인 부실공사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뒤 아파트관리사무소측은 안내방송을 통해 주민의 대피를 알렸으나 대부분의 주민들은 어디로 어떻게 대피할지 몰라 우왕좌왕했으며 아파트 저층에 거주하는 일부 주민들은 베란다 창문을 통해 뛰어내려 어설픈 재난대처상황을 그대로 나타냈다. 더욱이 누출된 도시가스 냄새가 아파트 주변지역에 진동하는 가운데서도 도시가스회사측은 단지 복구공사가 완료됐다며 주민들의 귀가를 종용, 주민들과 도시가스측 직원들간의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일부 주민은 밤늦게까지 도시가스회사측의 안전불감증을 성토하며 격렬히 항의했다. 이에 대해 가스공급시설 등에 대한 지도점검을 담당하는 대구도시가스측은 『아파트 내 도시가스 공급시설 관리책임은 전적으로 아파트 안전점검요원에게 있다』며 『이번 가스누출 책임은 대구도시가스측이 아니라 안전점검원의 관리소홀에 있다』고 발뺌했다. 영문도 모른 채 대형사고를 당할 뻔한 주민들은 『당국이 정확한 사고원인을 규명해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경산〓이혜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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