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캠페인/음주운전]올 음주운전자 25만여명 적발

  • 입력 1997년 12월 12일 08시 52분


술을 마시고 차를 몰다 경찰단속에 적발된 운전자는 먼저 온갖 변명부터 늘어 놓는다. 음주측정기에 순순히 입을 대는 경우는 드물고 딱 한잔했다며 봐달라고 사정하는 운전자가 대부분이다. 음주단속에 나선 경찰은 특히 여성운전자의 미소와 애교 공세를 물리치느라 진땀을 흘린다. 남편이나 아버지가 알면 큰일난다며 펑펑 우는 경우도 있지만 단속 경찰을 유혹하는 젊은 여성운전자들도 있다. 나이어린 의경일수록 같은 또래 여성 운전자의 「유혹」은 집요하다. 음주측정기는 쳐다보지도 않고 옆에서 팔짱을 꽉 끼면서 의경의 마음을 약하게 하는 모습은 단속현장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변명은 계절을 탄다. 늦가을부터는 쌀쌀한 날씨 때문에 딱 한잔 걸쳤는데 야박하게 단속할 수 있느냐며 오히려 단속경찰에게 따지는 운전자가 늘어난다. 최근 부도기업이 속출하고 실업자가 증가하는 등 경제사정이 어려워지자 사업이 망하게 돼 술을 마셨다며 하소연하는 음주운전자들도 많다. 그러나 「혹시」하는 기대섞인 이런 하소연에 단속경찰의 조치는 「역시」 법대로가 대부분이다. 올들어 10월까지 발생한 교통사고는 20만3천6백6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6% 줄었다. 사망(9천7백30명)과 부상(27만1백86명) 역시 각각 8.9%, 10.7% 감소했다. 그러나 음주운전 사고는 2만4천9백38건으로 지난해에 비해 15.9%나 늘어났고 음주단속에 걸린 운전자(25만1천6백명)도 무려 56.2%나증가,음주운전의 실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다행히 경찰에서 올들어 50여차례 일제단속을 실시하는 등「음주운전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만취운전에 따른 대형사고가 줄어 음주사고 사망자는 27.9% 감소했다. 도로교통안전협회 조사에 따르면 차를 가지고 모임에 참석했을 때 41.5%가 다른 참석자로부터 음주 권유를 받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우리 사회가 음주에 관대하고 음주운전을 조장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물론 술을 마신 운전자가 편한 마음으로 차를 모는 것은 아니다. 「적발될까 걱정하거나」(84.7%)「사고날 수 있다고 걱정하는」(90.2%)운전자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경찰단속과 사고위험을 걱정하면서도 10명 중 3명 가량이 『괜찮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핸들을 잡는다는 점이다. 자신만큼은 경찰에 안걸리고 사고도 내지 않을 것이라는 「슈퍼맨」적 발상 때문이다. 그러나 음주운전 사고는 대부분 밤늦은 시간에 일어나며 돌발상황시 운전자의 대처능력이 떨어져 피해정도가 훨씬 심할 수밖에 없다. 특히 겨울철엔 도로가 얼어붙어 아차하는 순간 실수할 가능성육3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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