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 들어 참 많은 비가 내렸다. 세상이 어수선해 비는 추위마저 몰고오는 듯하다. 비가 내리면 나는 잊고 있었던 아버지를 찾기 위해 버스정류장이나 역광장을 두리번거린다.
작년 여름 어느날 경북 경산에서 부산행 열차를 탔을 때였다. 부산역에 도착해 밖으로 나오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서 있었는데 그 중 한 어르신이 다가오더니 7백원만 도와 달라고 했다. 언뜻 보니 70대로 보였다.
역광장이면 으레 있는 구걸이거니 생각하고 경사진 길을 내려오다가 갑자기 발길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1천원도 아니고 그냥 보태 달라는 것도 아닌 7백원이라니. 분명 평상적인 구걸생활이 아니라 어디론가 가기 위한 교통비가 아니겠는가. 그렇다.
아차 싶은 판단에 머리를 치고 돌아서 올라가눗齋留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