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주권을 송두리째 빼앗겼으니 치욕이 아닐 수 없다. 국민 모두가 60년대로 돌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달러화가 묻어나는 모든 외산품을 멀리하면서 국가의 빚을 갚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야 할 때다.
그러나 온국민이 힘을 합해 나갈지라도 사태를 호도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는 양 큰소리치는 관료와 이를 호도하는 언론이 있다면 오늘의 치욕을 결코 씻을 수 없는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협상내용은 국민적 분노와 탄식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사례에서 봐온 구제금융 지원에 따른 필수적인 요구조건만 협정서에 담겼더라면 비록 탄식은 할지라도 분노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최근 뜨거운 논란을 벌였던 금융실명제의 골격유지나 금융감독기구 통합문제까지 외세를 빌려 해결하려 했다는 의혹을 접하고는 탄식을 벗어나 분노마저 억누를 수 없다.
굴욕을 자초한 협상과정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고 말았다. 이제라도 나라와 국민을 위해 행동해주었으면 한다. 탄식은 힘을 모을 수 있지만 분노는 분열을 가져오기 때문이다.
서동수(서울 노원구 중계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