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신영숙/「119」전화 약국서 이용거절 야속

  • 입력 1997년 12월 3일 08시 13분


비가 내리던 11월29일 지하철 건국대역 근처의 결혼식에 참석했다가 나오는 길이었다. 예식장 직원인듯 보이는 사람이 할머니를 업고 황급히 나와 병원으로 옮기려고 택시를 기다리기에 다가가서 할머니 부축을 도왔다. 비가 오는데다가 택시도 잡히지 않고 시간을 지체하다가는 위험해 보였다. 119로 구조요청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바로 눈에 띄는 P약국으로 급히 뛰어들어갔다. 『지금 할머니가 쓰러지셔서 위급한데 119로 전화 한통만 쓸 수 있을까요』 하고 다가섰는데 60대로 보이는 남자약사가 태연스럽게도 『길 옆에 공중전화 있으니 그걸 쓰세요』 하는 게 아닌가. 어이가 없어서 되물어봤지만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약사가 아닌가. 응급조치를 해준다 해도 모자랄 판에 119전화 한통 쓰자는데 어떻게 공중전화를 이용하라고 무심하게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수 없이 급하게 뛰어나와 이웃 슈퍼에서 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다. 응급구조대는 곧 도착했고 할머니는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 신영숙 (서울 송파구 짐실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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