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도원락/자선공연장 쓰레기 펜클럽이 치워

  • 입력 1997년 11월 21일 07시 57분


얼마전 경북 구미에서 국내 유명가수들의 자선공연이 있었다. 전날 밤부터 전국 각지에서 몰려온 학생과 청소년들이 거의 1천여명을 넘어섰고 공연장 주변에서 밤을 지샜기에 주위에는 온통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밤새 떨었을 것을 생각하면 측은하기도 했지만 정말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모 가수의 펜클럽이 중심이 되어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고 공연장 주변은 금세 깨끗해졌다. 스스로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기성세대의 편향된 시각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는지 순간 깨달았다.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없다면 무엇이 그들을 추위에 떨어가며 자신들의 스타를 기다리고 있게 만들었겠는가. 다만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실제로 존재하는 가족 친구 이웃에게 가지 못하고 미디어를 통해 생산된 우상에게 돌려지고 있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이들의 따뜻한 마음을 보호하고 이를 현실로 이끌어내는 일이 기성세대에 맡겨진 의무가 아닌가 한다. 도원락 (경북 김천시 평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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