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이민희/사은품영수증 소동 백화점고객 『눈살』

  • 입력 1997년 11월 20일 08시 10분


필요한 물건이 있어 이왕이면 새로 개점해 사은대잔치를 벌이고 있는 인근 백화점에 들렀다. 영수증을 제시하면 구입금액에 따라 정해진 사은품을 주는 식이었다. 행사 마지막날이었고 물건을 사고나니 폐장시간이 됐다. 사은품을 받으려고 줄을 섰는데 옆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웅성거리고 있었다. 무슨 영문인가 싶었는데 『혹시 영수증 남는 것이 있으면 좀 주세요. 금액이 모자라지 뭐예요』 하는 게 아닌가. 사은품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에게까지 손을 내밀고 구걸하는 모습을 보니 씁쓸했다. 영수증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 일부는 매장으로 다시 들어갔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영업시간이 끝난 터라 모자라는 액수만큼 영수증을 찾아 애타게 헤매는 모습은 딱하기만 했다. 물건을 사러 왔는지 사은품을 받으러 왔는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였다. 사은품이라야 당장에 필요한 것도 아닐듯한데 공짜라니까 저렇게 몰려드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더구나 영수증을 주려는 사람보다는 얻으려는 사람이 많다보니 웅성거림만 더했지 모두들 실익은 없어 보여 새삼스레 각박한 세태만 느끼게 해줄 뿐이었다. 이민희(서울 관악구 봉천9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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