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회 한겨레문학상 수상 김연씨

  • 입력 1997년 11월 18일 20시 13분


창작장편소설 「나도 한때는 자작나무를 탔다」로 제2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김연(金蓮·34)씨. 대학(연세대 영문과)을 졸업하는 데 꼬박 13년이 걸렸다. 82년 입학 시위주동 수배 미등록 제적 위장취업…. 80년대를 가파르게 살아온 사람들 대부분이 가슴에 불도장처럼 새긴 경력을 그도 나눠갖고 있다. 『아버지가 운동권인 저를 떼어놓으려고 고향 광주의 한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일이 있어요. 그때 그곳에서 광주민주화운동으로 가족을 잃고 실성한 사람, 남편의 폭력 때문에 정신질환자가 된 사람들을 만나며 이들의 삶을 글로 쓰지 않으면 안되겠다고 다짐했던 게 소설로 들어선 계기입니다』 수상작 「나도 한때는…」은 변해버린 90년대를 힘겹게 버텨가는 80년대 운동권인물들의 이야기다. 어느덧 투사에서 한 가정의 남편과 아내, 아비와 어미로 나이를 먹은 그들은 일상의 무게에 가위눌린다.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이 될 때까지 내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운동권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아이를 낳아기르는 주인공 수민, 운동권 남편 대신 가장노릇을 하다가 알코올중독자가 되고 마는 인실 등을 통해 작가는 『운동권인생의 삶과 좋은 부부, 부모노릇을 함께할 수 없게 만드는 현실을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발딛고 선 자리부터 새로 출발해야지요. 일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은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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