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시계」를 잃어버린 시간이 부유하는 세기말. 21세기로의 여행을 안내하는, 「사려깊은」 이들의 통찰과 사색을 담은 책이 나왔다. 영림카디널에서 펴낸 「미래의 원시사회」(강광식 옮김).
세계적인 석학과 정치지도자 등과 대담을 통해 냉전 종식후, 평화의 구도속에 불투명하게 어른거리는 미래의 희망과 공포를 짚었다.
엮은이 나단 가르델스는 이 책이 「미디어 시대를 지배하는 이미지의 독성을 풀어주는 해독제」로 기획됐다고 한다.
「금세기의 문화적 흐름」. 현재의 암흑 속에서 과거와 미래의 상당부분을 잃어버린 「포스트 모던」 서구인들. 그들은 「영원히 일시적인 현재」에 내던져진 존재일지 모른다. 서구는 이제 확실성이 무너져버린 잔해 위에서 동양을 형성했던 제(諸)전제들을 새롭게 발견하고 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멕시코 시인 옥타비아 파스, 일본의 철학자 우메하라 다케시, 그리고 영화제작자 올리버 스톤과의 대담이 눈길을 끈다.
「세계 질서의 정신」. 문명의 운명은 20세기의 물질적 욕망 못지않게 종교적 상상력에 의해 떠받들여져야 한다는 알렉산드르 솔제니친과 폴란드 시인 체슬라프 미워시의 글을 실었다. 이들은 정신적 생동력과 인간의 근원, 그리고 그 종착지에 대한 자각이 문명에 힘을 주고, 문명을 더욱 고양시킨다고 강조한다.
「냉전후 다원주의와 민족주의」. 민족성과 민족주의가 냉전에 의해, 그리고 근대적 신념인 합리주의에 의해 얼어붙었다 이내 사라져버릴 것이라는 믿음은 환상에 불과하다.
영국의 정치철학자 이사야 벌린, 프랑스의 신(新)철학자 베르나르 앙리 레비, 나이지리아 작가 올레 소잉카, 앨빈 토플러부부 등이 대담에 참여했다. 값9,000원.
〈이기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