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의 대학교는 더 이상 정보화를 소리높여 외치지 않는다. 이미 정보화가 캠퍼스 깊숙이 들어와 구태여 대학정보화를 강조할 필요가 없다.
국내 대학들은 대부분 2000년에서 2001년을 목표로 디지털화된 캠퍼스를 꾸밀 청사진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대학마다 2백억∼3백억원 규모의 재원마련 계획까지 치밀하게 세워놓았다.
2000년에 입학하는 신입생들은 우선 대학 안내 CD롬타이틀과 함께 노트북PC를 대학으로부터 지급받는다. 이 노트북PC에는 대학이 자체 개발한 도서관 검색용 소프트웨어, 인터넷 강의프로그램, 사이버 캠퍼스생활을 위한 도우미 프로그램 등이 가득 들어있다. 전공별로 필요한 책과 자료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를 안내하는 인터넷 검색 도우미도 제공된다. 신입생들은 노트북PC를 이용해 대학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강의는 일반 강의실에서 듣는 강의와 디지털 형태의 강의가 반반으로 나뉜다. 멀티미디어 화상 교육센터에서 다양한 가상현실 교육이 제공되며 인터넷을 통해 다른 대학이나 해외에 있는 석학들의 강의를 직접 듣는 것이 보편화된다.
2000년에는 국내 모든 대학들의 도서관이 하나의 거대한 디지털 라이브러리로 묶인다. 대학들이 만들어놓은 데이터베이스와 전문 정보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교환된다. 어느 대학에 어떤 자료가 있고 특성화된 전문 정보들이 어디에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
21세기에 가면 우리나라 대학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이 분야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대학 도서관에는 책자와 함께 전자저널 CD롬논문집 등이 촘촘히 꽂혀 있게 된다.
정보를 찾을 수 있는 곳은 도서관이나 연구실에만 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구내 식당이나 매점은 인터넷 카페 형태로 꾸며져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도 흥미있는 정보를 찾을 수 있다. 기숙사에도 초고속 통신망이 연결되어 있어 대학 디지털 도서관과 연결은 물론 원격강의를 들을 수 있다.
교내 건물 곳곳에는 멀티미디어를 제공하는 무인정보 안내대가 있다. 손가락으로 모니터 화면을 누르면 건물이나 연구소의 위치를 즉시 알려준다. 또 최근 교내에서 벌어지는 주요한 행사목록을 살펴볼 수 있다. 성적증명서 졸업증명서 등도 무인정보 안내대를 통해 발급받는다.
21세기에는 대학내에 종이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논문이나 리포트는 대부분 디스켓 형태로 제출되거나 온라인으로 전송된다. 교수들은 전자우편 형태로 날라온 리포트를 PC로 검색해 읽어보고 점수를 매긴다. 그 점수는 곧장 대학 본부의 주 컴퓨터에 입력돼 자동으로 성적 처리가 된다. 대학의 행정부서는 모두 종이없는 사무실로 변해 있다.
회의 풍경도 바뀐다. 교무회의는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각자 자신의 방에서 회의에 참가한다.
학생들은 일정한 수준의 정보화 자격증이 없으면 졸업할 수 없게 되고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는 학생들이 모여 대학내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것이 21세기 대학의 자연스런 풍경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김승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