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고교 내신진학제와 全人교육

  • 입력 1997년 10월 28일 19시 47분


,올해부터 중학교 내신성적만으로 고교에 진학하는 제도가 서울 부산 광주 인천에서 처음 실시된다. 이를 앞두고 일선 중학교에서는 두가지 상반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그 하나는 내신성적을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시험지 유출이나 커닝행위가 늘어난 점이다. 요즘 중학생들은 대부분 인문계 진학을 원한다. 성적이 나쁠 경우 실업계 고교로 밀려날 것을 우려한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이 부정행위에 가담한 데서 비롯된 현상이다 ▼다른 하나는 중3학생들이 모처럼 입시부담에서 벗어나 「교육다운 교육」을 받고 있는 점이다. 이번 제도에서 내신에 반영되는 시험은 3학년 2학기 중간고사까지이므로 이미 중간고사를 마친 학생들은 졸업 전까지 홀가분하게 보낼 수 있다. 해당 중학교에서는 이들을 위해 독후감 발표나 예절교육, 고적답사 등의 전인(全人)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고교입시가 있던 지난 해까지는 상상할 수 없던 일이다 ▼일부에서는 시험지 유출 등의 부작용을 내세워 내신진학제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학교의 내신성적 관리를 믿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내신제는 입시를 대신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제도다. 학교성적이 뛰어난 학생은 대부분 입시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리게 마련이다. 이 점에서 입시는 수험생에게 이중으로 짐을 지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중학생의 고교진학률은 100%에 근접한다. 인문계나 실업계 고교 중 어디를 택하느냐는 문제만 있을 뿐이다. 대학입시와 비교한다면 경쟁이 없는 것과 다름없다. 이런 상황에서 내신진학제는 교육정상화를 위해 긍정적 측면이 훨씬 많다. 졸업을 앞두고 느슨해지기 쉬운 점을 감안, 학교측의 각별한 지도가 필요하겠지만 모처럼 독서나 고적답사에 눈을 돌리는 중3학생들이 보기좋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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