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New]주부들,요리강좌 사교-친목모임으로 이용

  • 입력 1997년 10월 27일 06시 58분


「요리를 배우며 동창회도 하고 맛있는 것을 먹으며 친구도 사귀고」. 요리강좌가 주부들의 사교와 친목모임으로 애용되고 있다. 예전에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나 요리솜씨가 없는 주부들이 요리를 배운다는 실질적인 목적으로 요리학원에 등록했다. 그러나 신문 잡지 TV에서 전세계 요리를 가르쳐 주고 있어 요리학원을 찾을 이유가 적어진 반면 생활의 여유가 생기면서 친구나 친지끼리 친목을 다지는 장소로 요리강좌를 찾는 주부가 늘고 있다. 이들이 요리강좌에 참가하는 곳은 주로 서울 강남의 일부 요리학원과 특급호텔의 여성멤버십클럽. 이런 곳에서는 수강생들이 살롱처럼 꾸며진 곳에서 음악을 들으며 요리를 배울 수 있도록 돼 있다. 학원측이나 수강생이나 모두 요리기능사 자격증을 습득하기 위한 「공부」에는 아예 관심이 없다. 강남구 대치동 서정쿠킹아카데미는 지난해 10월 요리를 즐겁게 배울 수 있고 먹고 즐길 수 있는 「주부만의 문화공간」을 표방하며 문을 열었다. 서정옥원장은 『낮에 동창회나 친구모임을 갖는 주부들이 많은데 대부분 음식을 먹고 수다를 떨다가 돌아가는 것으로 그친다』며 『이런 주부들을 위해 연구반을 운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연구반은 월 1회 주부들이 학원에서 소모임을 가지면서 요리도 배우고 음식도 나눠 먹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연구반에는 동창 직장동료 학부모 이웃 자매 남편친구의 아내 등 끼리끼리 모여 앉는다. 월 1회 이화여고 동창생 7명의 모임을 이곳에서 갖고 있는 수강생 김은주씨(41·송파구 잠실동)는 『친구들과 그냥 만나는 것보다 이곳에서 모임을 갖는 것이 개인의 발전과 가정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초구 방배동 라맘마 꾸시나는 요리연구가 최경숙씨가 10여년동안 요리취미클럽을 운영해오다 4년전 문을 연 요리학원. 이 학원은 살롱식으로 꾸며 놓았고 월 2회 수업에 3년과정이다. 취미클럽 회원을 중심으로 이들의 친구나 친지끼리 요리를 배우러 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한달에 두번 정기모임이 이뤄진다. 매주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산이나 제주에서까지 온다고. 특급호텔의 여성멤버십클럽은 월 1, 2회 정오를 전후해 열려 요리강좌와 친목의 시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매주 셋째주 수요일 열리는 힐튼호텔 레이디스클럽에는 15∼20명의 회원이 참가, 요리강좌도 듣고 점심도 먹는다. 대부분 친구끼리 4, 5명씩 함께 점심을 먹으며 얘기꽃을 피운다. 월 1, 2회 열리는 신라호텔의 레이디스서클에는 대부분 친구나 가족끼리 온 30∼40명의 회원들이 호텔요리사로부터 요리도 배우고 친목도 다진다. 이밖에 스위스그랜드호텔이나 워커힐호텔 등도 점심시간에 여성고객이 친구들끼리 와서 요리를 배우며 얘기할 수 있도록 요리강좌를 열고 있다. 〈김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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