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KBS「열애」,한국판 「폭풍의 언덕」

  • 입력 1997년 10월 6일 08시 00분


「불후의 명작」에서 이야기 구조를 따와 TV드라마를 만든다면? 「명작」의 패러디가 드라마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을까. KBS 2TV가 6일 밤 9시50분부터 방송할 월화 미니시리즈 「열애」는 이같은 질문에 하나의 답이 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열애」는 에밀리 브론티의 소설 「폭풍의 언덕」의 인물 설정과 이야기 구조를 많이 본떴다. 「폭풍의 언덕」에서 저택의 주인이 주워 기른 부랑아인 히스클리프는 주인집 딸 캐서린을 광적으로 사랑한다. 드라마 「열애」의 주인공은 목장 주인집 딸 채원(성현아 분)과 그를 사모하는 목장잡역부의 아들 강현(박상민 분). 히스클리프는 주인이 사망한 뒤 그의 아들 힌들리의 모욕과 학대를 견디다 못해 집을 떠난다. 「열애」에서도 채원의 오빠 기석(조재현 분)이 강현에게 가하는 구박과 멸시가 중요한 갈등구조를 이룬다. 히스클리프는 많은 돈을 벌어 돌아오지만 캐서린은 이미 지주 린턴에게 시집가버린 후다. 「열애」에서 강현은 부모를 잃은 뒤 고향을 떠나고 채원은 부동산 재벌의 아들인 송민(김명수 분)과 결혼한다. 사랑에의 집념과 냉혹한 복수심에 사로잡힌 히스클리프는 「인연맺기와 학대」로 과거를 갚음한다. 반면 강현은 서서히 목을 죄는 경제적인 압박으로 복수를 시작한다. 책임프로듀서인 이영국부주간은 『감동을 주는 드라마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폭풍의 언덕」 등 명작들을 많이 참고했다』며 『인간의 사랑과 증오, 구원 등 영원한 주제를 우리 상황에 맞게 각색해 다뤄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드라마가 「고전」 못지않게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길지는 미지수다. 〈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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