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김상원/장애인 취업 내 일처럼 도와야

입력 1997-09-29 20:43수정 2009-09-2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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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는 성숙한 민주사회로 가는 길목에 있다. 그러나 장애인 문제에 있어서는 아직도 선진 복지사회로 가는 길이 멀기만 하다. 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하는 대신 낸 부담금이 지난해에만 6백억원이나 됐고 지난 95년부터 오는 99년까지 5년간 3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더욱 놀라운 일은 장애인 고용의무를 저버린 기업들이 그 범칙금까지 속임수로 떼먹은 사실이다. 이들 업체의 파렴치한 행태는 장애인에 매정한 우리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준다. 장애인 문제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국가기관인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조차 장애인 고용촉진법에 정해진 장애인고용 권장기준(총 정원의 2%)을 지키지 않고 있다. 정상인들의 이기적이고 그릇된 편견 때문에 장애인은 취업은 물론 교육이나 치료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 정상인들이 외면하고 방관하는 시선부터 고치지 않는 한 장애인은 이 사회에서 영원한 낙오자로 남아 생존권까지 박탈되는 운명을 안고 살 것이다. 우리 헌법은 「신체장애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장애인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생존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취업을 보장하는 일은 국가의 의무다. 정부나 자치단체가 이들을 위해 제도나 법을 정비하고 편의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보다도 선행되어야 할 것은 그릇된 인식의 전환이다. 장애인의 90%는 교통사고나 산업재해로 생긴다. 어느 누구든 장애인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장애인이 남이 아니라 바로 나」라고 생각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80여개국 1천여명이 참가한 「97 서울 국제장애인 복지대회」가 24일부터 29일까지 열렸다. 이 대회는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증진시키고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통합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개최됐다. 재활분야에서 국제교류의 폭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정부나 자치단체 기업체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경제불황 등의 처지에서도 장애인은 최우선으로 고용되어야 하고 최후로 해고되어야 한다」는 유엔의 장애인 복지계획에 담긴 선언을 되새기고 실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애인들은 애사심이 강하며 집중력과 끈기 또한 정상인에 뒤지지 않는다. 이직률도 낮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 문제에서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것은 「정신적인 장애인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김상원<보건복지부 약정국 서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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