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맞는 사람끼리 함께 산다…용인-안성-일산 「집단촌」

입력 1997-09-29 08:02수정 2009-09-2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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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은 싫다. 교외에서 뜻이 같은 사람끼리 어울려 산다」. 최근 경기 고양 용인 안성 등지에 특정한 직업을 가진 사람끼리 모여 사는 경우가 늘고 있다. 마을 전체가 자연스레 특정 직업인의 「집단촌」이 되기도 하고 특정 직업인의 인구 분포가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준(準)집단촌」의 성격을 띠기도 한다. 이들 마을은 골치 아픈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직업상 편한 곳을 찾아나서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 하나 둘씩 이사하다 보니 자연스레 마을이 형성된 것. 어떤 목적 아래 만들어진 집단촌이 아니란 점에서 경기 화성의 두레공동체, 경북 상주의 푸른누리공동체, 경남 산청의 에코빌리지 등 공동체마을과는 성격이 다르다. 경기 용인시 포곡면 유운리 일대는 「카레이서촌」. 93년 자동차 경주장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가 생긴 이후 바로 옆 유운리 일대에 카레이서팀이 모여 들기 시작, 지금은 국내 20여 카레이서팀 중 15개 팀의 선수와 정비사 등 1백50여명이 팀원끼리나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 울긋불긋한 경주용차가 골목과 창고에 넘쳐난다. 창고에는 개조 또는 정비를 위해 해체해 놓은 차들이 대부분. 오일뱅크팀과 테크론레이싱팀의 본부에는 정비공장과 숙소가 함께 있다. 인터내셔널 레이싱팀처럼 팀 본부와는 별도로 연립주택에 선수 가족이 함께 사는 경우도 있다. 인터내셔널 레이싱팀의 카레이서 박정룡씨(37)는 『자동차 경주장과 가까워 움직이기 편하고 경주차 테스트와 정비, 정보교환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경기 안성군에는 3,4년전부터 예술가들이 몰려들고 있다. 바람을 일으킨 이는 무용가 홍신자씨. 93년 홍씨가 「국제 야외 춤 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무용단 「웃는 돌」 단원들과 함께 안성군 죽산면 용설리 용설저수지 부근에 처음 둥지를 틀었다. 이어 연극인 김아라씨도 극단 「무천」 단원들과 함께 바로 부근으로 이사왔다. 화가 박상덕 김유신씨, 조각가 최기원, 무용가 강선영씨 등도 이곳에 산다. 안성은 중앙의 예술계 동향과 멀어지지 않으면서도 전통문화가 비교적 잘 보존된 곳이다. 여기에다 땅값도 싸고 풍광도 좋다. 시인 박두진 조병화 고은씨, 작곡가 박범훈씨, 화가 박서보씨 등은 서울 「본가」를 둔 채 이곳에 집을 짓고 양쪽을 오가며 사는 경우. 고양시 지영동과 구산동, 성남시 복정동은 「화가 창작촌」. 이들 지역엔 화가들이 5∼7가족씩 한꺼번에 몰려오는 것이 특징. 한 사람당 30∼60평 규모의 기존 창고와 축사 등을 임대해 작업실로 사용하고 있다. 임대료가 싼데다 상상력을 북돋워주는 자연환경도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산 정발산 일대는 「준집단촌」의 성격을 띠고 있다. 문인과 연예인 중 이 일대에 사는 사람이 유난히 많기 때문에 「문인마을」 또는 「연예인마을」이라 불릴 만하다. 소설가 김성한 위기철 김인숙 김병총씨, 시인 김지하 이산하 최영미씨 등 이름만 대도 알만한 문인만 50여명이 이 일대에 산다. 소설가 이창동 임철우씨, 문학평론가 김사인씨 등은 마두동 백마마을로 이사온 뒤 한가족처럼 살고 있다. 연예인으로는 탤런트 김미숙과 양희경 가수 양희은자매, 홍서범 조갑경 부부, 영화배우 문성근 등이 이곳에 산다. 〈이성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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