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窓]김경달/서울대생「모의 대선토론」

  • 입력 1997년 9월 25일 19시 57분


25일 오후5시반경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 정치학과 주최로 시민들과 대선후보들간의 모의 대선토론이 열렸다. 후보들이 등장하는 막간극 부분이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 다소 음울한 분위기의 음악과 함께 입장한 「대쪽」후보. 수행원이 「하회탈 같다」고 말하는 웃음을 지으며 들어선 그는 『오늘은 대통합의 정치인 이미지를 강조해야겠어』라고 말했다. 수행원이 『「아름다운 원칙」의 완결편으로 「원칙없는 아름다움」을 쓰면 어떠냐』고 제안하자 「대쪽」은 『그렇다면 글 잘쓰는 사람 시켜 새로 한 권 찍어서 돌려. 제목은 「너희가 원칙을 믿느냐」가 어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겨울이 오면 북쪽에서 바람도 불어오겠지. 요즘 황선생은 잘 계시냐』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승리가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디제이」가 나섰다. 객석의 환호가 높게 일었다. 『「제이피」선생이랑 같이 손잡고 들어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을텐데. 참 아쉽군』 이때 「산신령」후보가 흰 눈썹을 휘날리며 성큼 걸어 들어온다. 『이번 선거의 핵심전략은 청렴한 이미지를 살리는거야. 우리 당 사람들도 눈썹은 몰라도 머리쯤은 희게 하고 다니지』 이어 『요즘은 각하가 그리워져…』라며 우울한 표정으로 무대에 오른 「제이피」. 『각하께서 권력은 자식과도 나누지 못한다고 하셨지. 그래 사실 내각제는 나도 못 믿는다구. 다시 군복 입고 그냥 확 뒤집어야 하는건데 말이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눈을 부라리며 등장한 「리틀박」후보는 『이번 탈당은 유신에 맞먹는 구국적 결단이란 점을 강조해야지』라고 말한 뒤 『각하 이야기는 충분히 했으니까 이제 육영수여사를 언급해야겠어.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여보, 오늘 당장 병원에 가서 육여사님처럼 얼굴을 고쳐봐. 알겠지』 〈김경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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