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나눠먹기 官給공사 담합

동아일보 입력 1997-09-24 19:41수정 2009-09-2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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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공공기관이 발주한 대형 관급(官給)공사 설계 감리입찰의 90% 이상이 담합에 의해 이뤄졌다는 검찰 수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업체끼리 돌아가며 들러리를 서 담합하고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는 등의 입찰비리는 공공연한 비밀이라지만 너무 심하다. 공사부실과 국고낭비, 공직부패의 온상이 되는 공사 입찰비리는 방치해선 안될 부조리다. 전문가들 분석에 따르면 부실공사 원인은 시공과정의 부정이 59%, 설계 감리부정이 41%라고 한다. 검찰이 작년에 시공회사의 공사입찰을 수사했을 때 90%가량이 담합으로 밝혀진 데 이어 설계 감리입찰 담합도 같은 수준이어서 담합이 건설업계의 관행임을 말해준다. 수주액의 13%가 담합 들러리업체에 대한 사례금과 공무원뇌물로 지출된다니 이러고서는 공사부실을 막기 어렵다. 정상적인 입찰에서는 낙찰가가 예정가의 85%정도이나 담합에서는 95%를 넘어 10%가량의 국고가 낭비되는 정부공사 입찰제도는 개선되어야 한다. 주먹구구식 정부공사비 책정도 담합을 막지 못하는 원인이다. 정부는 예산사정을 내세워 예정가를 실제공사비의 80%수준으로 책정하고 공개경쟁을 실시해 무모한 덤핑수주나 담합입찰을 초래한 측면이 있다. 공사비를 현실에 맞게 책정하고 입찰정보 누출 등 담합에 협력하는 공직자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설계 감리 용역업계의 영세성도 문제다. 한정된 공사물량에 소규모 업체가 난립하다보니 생존을 위해 덤핑 담합을 일삼는 것이다. 자격증을 가졌다고 입찰에 참여시키기보다는 설계 감리능력과 시공경험 등을 따져 입찰자격을 제한하는 제도보완이 필요하다. 업계도 담합이나 로비에 의존해 영업하다가는 개방화시대에 설 땅이 없음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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