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中청년세미나 참가 北학생 윤정호씨

  • 입력 1997년 9월 18일 20시 31분


『솔직히 말해 남한학생들이 이기적이고 강퍅할거라 생각했시요. 경쟁이 치열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자믄 그래야되디 않갔시요.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우리랑 다를 것 없는 학생들이두만요』 평양의 김형직사범대학 어문학부에 올해 입학한 늦깎이 신입생 윤정호씨(26). 13일부터 17일까지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4차 세계청년학생평화세미나에 북한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한 그는 생전 처음 남한사람, 그것도 비슷한 또래의 대학생을 만나는 경험을 했다. 베이징에 오기 전만해도 남쪽 사람들과의 만남이 긴장도 되고 두려웠지만 떠날 때가 되자 어느새 정이 든 남한학생들과 헤어지는 것이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4박5일이 어찌나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갔시요. 오빠라고 부르는 남한 여학생들을 보거나 방으로 찾아오는 남학생들과 어울려 술마시고 노래부르면서 우리는 정말 같은 민족이구나 실감했습네다』 행사 기간에 손풍금(아코디언)반주를 도맡기도 했던 그는 남한학생들이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말에 『나처럼 친구들과 놀기 좋아하는 학생은 남한에서는 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일반 북한학생들이 입버릇처럼 되뇌는 정치선전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악기나 졸업후 텔레비전방송의 기자가 될 수 있을지 등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베이징〓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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