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오쿠라 가즈오 신임 주한日대사

  • 입력 1997년 9월 13일 18시 22분


오쿠라 가즈오(小倉和夫)신임 주한일본대사는 10월초 서울부임을 앞두고 바쁜 나날을 보낸다. 재일한국인 김달수(金達壽)씨가 쓴 「일본속의 한국문화」를 독파한 뒤 「춘향전」도 읽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의 「선비정신」에 감동하고 한국인의 「마음」을 느끼고 있다는 그를 12일 도쿄의 일본 외무성에서 만났다. ―부임초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연말 대통령선거가 어떻게 될지 분석, 판단해 일본정부에 적절한 어드바이스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지금까지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郎)총리가 양국간 우호 협력기반을 굳게 다져 놓았다는 사실이다. 누가 대통령에 당선돼도 양국관계가 흔들리지 않으리라고 본다』 ―최근 일본은 북한과의 수교협상 재개를 위한 예비회담을 여는 등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는데 한국과의 관계에 영향받지 않을지. 『대북문제와 관련해 한일양국이 장기적인 공통의 비전과 목표를 갖는게 중요하다. 북한을 국제무대로 나오도록 하고 이를 위해 일본이 어떤 역할을 해야하는지 모색해야 한다. 한일간에는 서로 충격을 주지 않도록 의견을 듣고 이해하면서 북한의 「소프트 랜딩」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외무성내 「경제통」으로 평가되는데 한일무역불균형에 대한 생각은…. 『경제의 구조적 차이라는 근본적 문제점과 원(圓)과 엔(円)의 환차이에서 오는 단편적인 문제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정부로서는 민간이 이익을 얻기 위한 투자환경을 잘 정비해 주는게 중요하며 이제 한국기업도 적극적으로 일본에 투자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본다. 한국기업들이 역동성을 살려 일본에 진출하도록 돕고 싶다』 ―양국간 어업협정체결 협상이 잘 되기 위해서는…. 『서로 입장을 살리면서, 또 감정이 손상되지 않도록 해결하는게 중요하다. 양국민이 질 좋은 물고기를 나눠 잡고 다른 국가나 사람이 「어부지리」를 얻지 않도록 협력해야하지 않겠는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구일본군위안부 등의 항의시위가 끊이지 않는데 해소방안이 있는가. 『과거 문제에만 집착해서는 양국관계가 원활하게 진전되지 못한다. 「여성의 존엄」은 반드시 지켜져야하며 이를 손상한 일이 있다면 깊이 반성해야 한다. 과거도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양국이 미래를 향해 손을 잡고 세계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양 국민의 교류를 확대심화하기 위해서는…. 『청소년 교류에 진력할 생각이다. 또한 자원봉사나 의료활동을 중심으로 여성들간의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다. 양국 남자들은 여러 분야에서 빈번하게 만나지만 여성교류는 뒤떨어져 있다는 느낌이다』 〈도쿄〓윤상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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