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고속철도의 완전 개통시기가 2005년으로 늦춰지고 사업비도 17조6천여억원으로 크게 늘어나게 됐다. 이렇게 되면 사업비는 당초보다 3배 이상, 공기(工期)는 6년11개월이나 늘어난다. 대형 국책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한 결과 엄청난 재원이 낭비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됐다.
일각에선 이번 제2차 수정안의 경제적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경부고속철 건설계획의 전면 백지화까지 들먹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같은 소모적인 논쟁을 벌일 때가 아니다. 21세기 교통수요를 고려하면 경부고속철 건설이 최적의 대안이라는 결론이 내려진지 오래다. 통일 후 중국 및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과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8월말 현재 13.7%의 공사가 이루어져 들어간 돈만도 엄청나다. 차량도 이미 도입계약을 체결해 제작중에 있다. 노선설계와 시공상의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과정에서 대가도 치를 만큼 치렀다. 이제 와서 기본계획을 바꿀 수는 없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다. 이제라도 설계 시공 감리 안전점검 등에 있어 한치의 차질도 없도록 해 국민이 안심하고 탈 수 있는 고속철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기가 또다시 늘어나거나 사업비가 추가로 증액되어서는 안된다.
이번에 제시된 수정계획안을 토대로 전문기관의 치밀한 검토와 폭넓은 여론수렴을 통해 더이상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최종 시행계획을 만들어내기 바란다. 정치적 이유나 지역이해가 엇갈려 다시 설계가 변경되거나 공정관리에 차질을 빚으면 공기와 사업비를 맞출 수 없는 것은 물론 고속철 자체의 부실화까지 부르게 된다. 완벽시공을 통한 안전성의 확보는 고속철의 최우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