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우리딸 살려주세요』…4세여아 빈혈로 신음

  • 입력 1997년 9월 6일 09시 14분


『하루하루 생명이 꺼져가는 우리 둘째딸 지윤(知允·4)이를 살려주세요. 꼭 보답하겠습니다』 경북 청도군 청도읍 고수8리에서 조그만 분식점을 경영하는 김주근(金周根·34) 임순자(林順子·30)씨 부부는 「중증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중병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지윤이에게 「햇볕같은 사랑」을 베풀어 줄 「생명의 은인」을 애타게 찾고 있다. 지윤이의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방법은 골수이식수술밖에 없다. 수술후 5년 정도만 요양하면 정상인이 될 수 있다는 병원의 진단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7평짜리 가게의 한달 수입은 50만∼60만원. 매주 한번씩 대구 파티마병원에 다니는 치료비(1회 6만원)와 교통비, 2년전 18평짜리 아파트를 살 때 빌린 돈(2천1백만원)의 원금과 이자 등을 빼고 나면 생활비조차 없다. 세아이(1남2녀)를 포함한 다섯식구가 국수로 배를 채우기 일쑤. 김씨 부부는 골수은행협회에 의뢰, 지윤이에게 적합한 골수를 최근 어렵게 확보했다. 하지만 골수를 사는데 필요한 돈은 6백만원. 또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과 대구 영남대병원에서나 가능하다는 골수이식 수술비는 무려 5천만원. 김씨 부부 형편으로는 어림도 없는 엄청난 액수다. 지윤이가 이 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된 것은 작년 5월. 감기증세를 보이던 지윤이가 어느날 갑자기 엄청난 코피를 쏟기 시작했고 출혈이 멈추지 않아 대구 파티마병원에 입원, 정밀검사를 받고 나서다. 요즘 지윤이의 온몸은 원숭이처럼 까만 털로 뒤덮여 있다. 목소리는 변성기의 사내아이처럼 굵다. 그동안 맞아 온 남성호르몬주사와 독한 약을 복용한 탓이다. 지윤이는 밥을 먹고 잘 놀다가도 2,3시간 계속 코피를 쏟는다. 그리고는 한없이 깊은 잠에 빠져 든다. 그래서 요즘은 거의 누워서 지낸다. 김씨부부는 『하늘이 두쪽나는 한이 있더라도 지윤이를 살리자』고 다짐하지만 뾰족한 수가 없어 눈물로 지새고 있다. 0542―73―5714 〈청도〓이혜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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