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기울어진 역사탑」출간 美거주 백정기씨

  • 입력 1997년 8월 30일 20시 17분


미국 필라델피아에 사는 白正基(백정기·69)씨. 십여년전부터 白民(백민)이라는 필명으로 미주 동아일보의 칼럼을 맡아 교포들에게 생각깊은 「민초(民草)」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그가 생애 두번째 에세이집 「기울어진 역사탑」(선우미디어)을 냈다. 미주 동아일보와 교포신문 등에 기고한 글을 모은 것이다. 그는 유독 「에세이」라는 장르에 강조점을 두었다. 『요즘 한국에서는 그저 아무렇게나 신변잡기를 써놓으면 수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수필에도 시사비평 등의 무거운 주제를 다루는 중수필이 있어요. 수필쓰는 사람들이 은둔자적인 도피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한국을 떠난지 20년이 넘지만 그의 글에서는 조국과의 시차가 느껴지지 않는다. 이역만리에서도 그는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을 추상같은 목소리로 비판하고 노동법 안기부법 날치기 통과를 보며 「기울어진 역사탑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걱정한다. 76년 유신체제에 신물이 나 이민길에 오르기 전까지 그는 자라나는 세대에게 모국어를 가르치는 국어교사(전주고, 서울 중앙고)이자 소설과 평론을 쓰는 문학인이었다. 칼럼니스트보다는 수필가로 불리기를 원하는 그는 『시대정신을 벗어난 방관자적 자세는 문학인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은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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