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한경숙/고속버스측 『고장난車 알아서 타라』

  • 입력 1997년 8월 27일 07시 39분


지난 24일 일요일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있었던 황당한 이야기를 쓰고자 한다. 친정동생을 배웅하기 위해 동서울 터미널에 갔다. 오후4시반차 전주행 고속버스에 막 오르려는데 볼펜으로 써붙인 안내문이 나의 시선을 끌었다. 「이 차는 브레이크가 고장났으니 알아서 타십시오」―고속버스기사가 작성한 듯 휘갈겨 쓴 안내문이었다. 난 너무 황당해서 그 운전기사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어보니 차가 고장났으니 정비해 달라고 몇번이나 회사측에 이야기했지만 고쳐 주지 않아 이런 방법밖에 쓸 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고속버스회사 사무실에 찾아가 어떻게 정비도 안된 차를 타라고 하느냐고 묻고 손님을 우롱하는 것 아니냐고 항의했더니 사무실 직원은 그 기사를 미친 사람 취급하며 차를 타도 괜찮다고 했다. 아무래도 믿을 수 없어 동생을 다른 버스에 태워 보냈지만 어처구니 없었다. 생각컨대 브레이크 정비를 해달라고 해도 회사측에서 안해주니 운전자가 궁여지책으로 그런 쪽지를 써붙인 모양인데 오히려 그 운전사의 양심을 높이 사고 싶다. 한경숙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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