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세우포리머는 연초 9천3백30원에서 8월9일 현재 5만6천원으로 무려 500%나 급등했다. 눈에 잘 띄지도 않았던 바로크가구도 5천4백원에서 3만9백원으로 472% 올랐다.
같은 기간의 종합주가지수 상승률이 18.25%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실로 입이 벌어지지 않을 수 없다.
연초에 비해 주가가 크게 오른 30개 종목을 놓고 주가상승의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분석해보자.
▼신기술〓업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획기적인 신기술을 자체 개발했거나 도입계약을 체결한 경우.
세우포리머와 바로크가구는 올들어 한 벤처기업가가 발명한 평면광원체(일명 매직램프)의 사업권을 놓고 사운(社運)을 걸고 싸웠다. 결국 양사는 공동으로 제조 판매하기로 합의, 현재 주가상승률 1,2위에 올라있다.
광동제약 레이디가구 미원통상 등도 신기술 관련주로 주가가 급상승한 종목들.
▼환경관련주〓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지면서 매연 폐기물 등 각종 공해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장치의 개발도 엄청난 호재다.
봉신중기는 「오폐수 처리관련 기술진을 영입, 환경사업에 진출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가가 연초 1만1천7백원에서 6만3천원까지 올랐다.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공시해도 막무가내였다.
대경기계기술 태흥피혁 삼영화학 경기화학 등도 대표적 환경관련주.
신기술 및 환경관련주를 고를 때 주의해야 할 두 가지. 해당 기업의 주가가 소문에 따라 오르다가 정작 사업내용이 알려지면 주춤한 경우가 많다. 또 하나는 「설(說)」만 있고 실체는 없는 종목도 많다는 것.
▼인수 합병(M&A)〓지난해 말부터 한화종금 미도파 신성무역 등 적대적 M&A사례가 잇따르면서 강력한 증시 재료로 떠올랐다. 증시에서 △대주주의 지분율이 낮고 △자본금 규모가 작으며 △자산가치가 높은 기업이라면 한번쯤 M&A설에 시달리지 않은 회사가 없을 정도.
한국쉘석유의 주가는 대주주인 셸석유가 지분(50%)을 제삼자에게 매각할 것이라는 설이 유포되며 연초대비 295%나 올랐다.
M&A관련주에 투자할 때는 「어깨에서 팔라」는 증시격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순간 지분경쟁이 끝나면 걷잡을 수 없이 떨어지는 게 M&A주의 특징.
▼실적호전〓사업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했거나 주력생산품의 가격이 올랐을 때 또는 보유 부동산의 값이 폭등했다거나 하는 등의 이유로 회사의 가치가 고평가되는 종목.
대주주가 바뀐 후 동신제지공업에서 이름을 바꾼 피앤텍은 컴퓨터 및 정보통신업체로의 변신을 추구하며 성장성이 부각돼 주가가 급등한 회사. 올들어 164% 올랐다. 동국실업 서원 두산기계 등도 실적호전주로 꼽힌다.
▼작전〓이렇다 할 호재가 없는데도 갑자기 주가가 오르는 중소형 개별종목도 많다. 이 경우는 작전세력이 개입, 인위적으로 주가 끌어올리기에 나섰을 가능성도 있다.
작전은 일단 자본금(총 발행주식수)이 적어 손쉽게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종목이어야 하고 명시적이건 암묵적이건 해당 기업 대주주의 동의가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 작전종목을 잘 고르면 큰 돈을 벌 수도 있지만 고르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매도타이밍을 놓치면 낭패를 보기 일쑤다.
〈정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