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김명용/숙성산 곳곳 덫 설치…동물 멸종우려

  • 입력 1997년 8월 20일 07시 44분


며칠전 인적이 드문 해발 8백99m의 경남 거창군 가조면 학산리에 있는 숙성산을 다녀왔다. 정상까지 약2시간의 산행중 수많은 덫을 발견했다. 가끔 다른 산에서도 올가미를 보아왔기에 예사로 생각하고 산행을 계속했다. 그러나 산짐승을 잡기 위해 동네사람이 놓은 듯한 올가미가 너무 많이 널려있어 일행중 한사람이 다치기도 했다. 정상 가까운 곳에 이르니 오소리 한마리가 올가미에 목이 걸려 죽어있었다. 언제쯤 잡혔는지 알 수 없으나 썩은 냄새가 심했고 죽기전에 빠져나오기 위해 얼마나 발버둥을 쳤는지 주변 풀들이 뽑히고 땅이 패어 있었다. 아마 농번기라 덫을 놓은 사람이 미처 거둬가지 못한 모양이다. 하산길에 올가미를 모두 철거해보니 20개가 되었다. 전국의 모든 산에 이렇게 많은 덫이 놓여 있다면 산짐승이 멸종할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환경단체와 각종 언론에서 생태계 보호를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가까이에서 환경을 접하는 농민들이 보호하지 않으면 무슨 효과가 있겠는가. 마을 사람들이 나서서 올가미 철거운동을 벌였으면 한다. 김명용(대구 동구 신암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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