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허술한 우편서비스 실망

  • 입력 1997년 8월 15일 20시 22분


며칠전 동생의 생일이 하루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멀리 떨어져 사는 탓에 자주 만나지는 못할망정 일년에 한번뿐인 생일만큼은 꼭 챙겨주고 싶었다. 하지만 선물을 보내기엔 시간이 없어 생각난게 115전화전보였다. 분명히 생일 당일인 이튿날 오전중에 전해질 수 있다는 확인을 받고 5천4백원이라는 비싼 요금을 감수하며 전보를 쳤다. 그러나 이튿날 축하전보에 기분 좋아하며 전화해 올 동생에게선 아무 연락이 없었다. 생일 다음날 전화했더니 전보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동생은 그제서야 우편함 속에 전보가 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동생은 뭐 이런걸 보냈느냐며 고마워 했지만 나는 왠지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하루가 지나버린 생일축하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하루종일 집을 비운 적이 없다는데 왜 전보가 우편함에 있었는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전보라는 것은 배달원의 큰목소리와 함께 본인 아니면 가족의 손에 직접 전해지는 것이 아닌가. 115에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보니 자기들은 접수만 받을 뿐 배달은 우체국 책임이라면서 전보를 우편함에 넣는건 당연한 일인데 그것도 몰랐느냐는 식으로 되물었다. 전보가 직접 전해지지 않는다면 편지와 다를게 뭔가. 또 요금은 무엇때문에 직접 전해지는 등기보다도 훨씬 비싼가. 집배원이 『전보요』라고 크게 외치던 예전의 정취가 사라져 아쉽다. 고옥경(광주 북구 문흥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