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韓銀,7개은행에 외화 긴급지원…10억달러 풀기로

  • 입력 1997년 8월 13일 08시 28분


은행과 종합금융사들이 기아사태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외화자금 구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자 한국은행이 긴급히 외화자금을 풀었다. 한국은행은 12일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외환 신한 등 해외차입 규모가 큰 7개 시중은행에 총 10억달러(약8천9백억원)를 리보(런던은행간)금리에 0.25%를 더한 금리로 1개월동안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 3월과 6월에도 각각 10억달러씩 외화자금을 지원했으나 기아사태 이후 외화자금을 직접 지원하기는 처음이다. 이처럼 한은이 긴급지원에 나선 것은 기아사태의 영향으로 금융기관들이 하루하루 결제를 막는데도 애를 먹을 정도로 외화자금 조달사정이 악화됐기 때문. 특히 11, 12일에는 일부 은행들이 홍콩 싱가포르 런던시장 등에서 자금을 구하지 못함에 따라 한은이 직접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L종금사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1∼3개월짜리로 돈을 빌려주던 해외금융기관들이 최근에는 일주일짜리나 하루짜리로 빌려주는 등 자금이 초단기화하고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등 국제신용평가기관들이 최근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및 각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어 금융기관들 사이에서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한은 李康男(이강남)이사는 『통화당국이 외화자금을 직접 공급하는 방식으로 시중은행에 대한 지원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해외 금융시장에서의 차입조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이사는 『앞으로도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자금 사정을 면밀히 체크해 필요한 조치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강운·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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