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MMDA 열풍,은행 수지악화 부채질

  • 입력 1997년 8월 9일 20시 37분


변동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MMDA)에 수조원의 뭉칫돈이 몰리면서 「금리 올리기」 등 판매경쟁이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 9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처음 선보인 MMDA에는 8일 현재 18개 은행에 3조원을 웃도는 시중자금이 쇄도했다. 지난 7월말까지 한미 보람 하나 동화 등 후발은행이 MMDA 수신경쟁을 주도하면서 2조원의 자금을 유치했고 이달 들어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등 선발은행이 가세, 1조원을 MMDA로 끌어들였다. 3조원 가운데 약 7천억원은 종합금융사의 어음관리계좌(CMA)에서 이탈한 자금이며 나머지는 기존 저축성 예금에서 「자리이동」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런 추세대로라면 월평균 2조원씩 연말까지 총 12조원이 MMDA로 유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은행수지 악화 우려. 기껏해야 연 3%에 불과하던 이자가 MMDA로 인해 최고 연 11%로 인상되면서 은행 마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보람 하나 한미 등 후발은행은 더 들어오는 예금으로 금리인상 부담을 만회할 수 있지만 기존 저축성예금 규모가 큰 선발은행은 수지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연말까지 MMDA에 12조원의 자금이 유입될 경우 전체 은행권의 수지악화 규모는 3천9백억원에 달하고 이중 상당부분은 선발은행의 부담이라고 후발은행의 한 관계자는 분석했다. 대형은행측은 『후발은행이 MMDA를 판매한 이후 고객이탈이 두드러져 손해를 무릅쓰고 방어차원에서 이 상품을 도입했다』고 털어놓았다. MMDA 시판에 따른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은행도 조만간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강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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