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강릉 왕산우체국 집배원 박국종씨

  • 입력 1997년 8월 6일 08시 24분


강원 영동지방 중에서도 가장 오지(奧地)에 우편물을 배달하는 강릉 왕산우체국 집배원 朴國鍾(박국종·38·왕산면 목계리 1반)씨. 왕산면 목계리 1반 일대 4백여 가구에 하루 2백여통에 달하는 신문과 각종 편지 소포를 전달하는 그는 올해 초등학교 입학생 하나 없고 혼기를 맞은 처녀도 찾아볼 수 없는 산골마을을 찾아다니며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폭염으로 집을 비우고 계곡과 해수욕장으로 나간 주민들 때문에 박씨는 머나먼 산길을 두번 발걸음해도 그리 싫은 표정을 짓지 않는다. 『군대에서 보내오는 자식들의 안부편지를 들고 찾아갔을 때 즐거워하는 노인들의 모습을 보면 온몸에 쌓인 피로가 씻은듯 가신다』는 박씨는 지난해 10월 강릉에 무장간첩들이 침투했을 때도 간첩들이 잠적한 강릉 칠성산 계곡 일대를 누비며 우편물을 배달했다. 『당시 마을사람들은 무장간첩으로 위험하니 나중에 우편물을 배달해달라고 말하기도 했으나 신문 등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위험을 각오했다』는 그는 지난해 말 강릉우체국장으로부터 「용감한 집배원」 표창을 받기도 했다. 〈강릉〓경인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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